10년간 같은 아파트 1층에 살면서 만난 곤충들 1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댓글 유니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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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10년간 한 아파트의 1층에 살면서 만난 온갖 곤충들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안정을 위하여 사진은 일절 첨부하지 않았으나, 어릴 적부터 갈고닦은 글솜씨와 곤충에 대한 얕은 궁금증이 결합하여 의도치 않은 바 묘사가 다소 생생할 수 있으니, 상상력이 좋거나 곤충의 이름 첫 자만으로도 소름이 돋고 알러지가 생긴다 하시는 분들은 뒤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이 곤충들은 등장할 때마다 온 집안에 소란을 일으키고, 때려잡히거나 밖으로 내보내진 후에는 진을 한껏 빠뜨려 인생무상의 깨달음과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이니만큼 선생님으로 통칭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의 등장 빈도수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집모기 선생님

발견되는 곳 : 여름보다 여름에서 가을로 쌀쌀해지는 시기, 혹은 장마 후 방에서
집모기는 아마도 가장 자주 발견되는 곤충 선생님이실 것입니다. 아무리 문단속을 잘 하고 방충망을 수선해도 이산화탄소를 기가막히게 맡으시고는 인간 게 있느냐 하며 들어오시는 것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닌데요, 우리 눈에 보이는 틈을 막는다 해도 아파트에는 생각보다 열린 곳이 많고, 미천한 인간인 저희들 역시 외출을 안 하는 게 아닌만큼 몸에 붙어서 들어오신다고 합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모기와 파리 선생님들이시지만, 신기하게도 이 모기 선생님은 여름에 한창 더울 때보다는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쌀쌀한 시기나 장마 이후에 확 그 방문이 많아지시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특히 낮에 에너지를 풀방전하지 하지 않아 밤에 깊은 잠에 들지 않는 인간에게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주시러 밤에 자주 출몰하시는데요, 이럴 때 숨을 참고 있다 보면 이분들이 벽을 탁탁 치시며 이산화탄소를 향한 여정을 계속 하고 싶어하시는 것이 들립니다. 그럴 때 불을 딱 켜고 소리를 따라 저세상으로 보내드리는 방법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이분들이 비행 능력은 비록 출중하나, 그 날개가 몸체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시기에 오랜 비행이 힘드시다는 특성에서 착안, 몇 번 소리가 들릴 때 잠시 몸을 흔들어 주었다가 불을 켜 벽을 보면 힘이 딸리시어 붙어 계실 때 보내드릴 수가 있습니다. 약한 날개 덕에 이분들은 바람에도 날아가시기 때문에 선풍기를 얼굴 쪽에 틀고 자면 바람에 얼굴은 부을지언정 이분들 덕에 얼굴이 부을 일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피를 잡수시는 모기 선생님들께서는 모두가 암컷 분들이라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나비처럼 과일 이런 걸 드시다가 번식기가 되면 사람의 피를 그렇게 빠신다더군요. 그래도 집에서 번식을 하는 것은 아닌 것이,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는 오랫동안 고인물에서 모기가 되는데, 그 정도로 오래 고인물에서 모기가 되었다면 한 두 마리 정도 왱왱거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기떼가 올 것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주기적으로 시에서는 새벽 시간대에 방구차라고 불리는 방역차를 이용해서 방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모기들이 많이 죽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또한 요즘 모기들은 소리도 잘 안 나는 듯 하고 대체로 예전보다 힘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017~19년 경 한번 굉장히 모기가 많이 들어와서 고생했던 적이 있는데, 그 시기를 지나니 모기가 예전만큼의 힘도 없고, 그 수도 몇 번 잡은 후에는 잘 발견이 안 될 정도로 약해진 것 같습니다.

초파리 선생님

발견되는 곳 : 여름이면 언제나
이분들은 정말 딱 여름에 더울 때가 되었다 하면 방문하시는 분들로써, 그 이전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분들입니다. 딱 한철에만 가르침을 주시는게지요. 감각이 무뎌, 지금이 무슨 계절인가 헷갈려도 여름이 된 것을 이분들 덕에 알 수가 있답니다.

그리마 - 돈벌레 선생님

발견되는 곳 : 배란다, 거실, 부엌, 집 바닥, 배란다, 화장실, 벽, 어느 곳이던지.
그리마 돈벌레는 예전부터 혐오감을 주는 곤충으로써 따듯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여 집으로 자주 들어오는 곤충 선생님입니다. 속도가 무지 빠르며, 엄청나게 큰 어른 그리마부터 손톱만한 아기 그리마까지 매우 골고루 자주 발견됩니다. 다리가 엄청나게 많아 징그럽지만, 정작 많은 다리에 비해 내구성은 약하여 에프킬라를 뿌리거나 종이로 때리면 다리를 우수수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저는 되도록 살려서 내보내 줬습니다. 약간의 독성이 있으시다고도 합니다. 돈벌레라 불린 까닭은 예전부터 부자들의 집 곳간은 따듯한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 벽에서 우수수 기어다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하여 돈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그리마는 그 흉측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익충으로써 모기, 파리, 바퀴벌레 등을 산산조각내어 잡아먹어 해충들을 작살내는 이로운 선생님이십시나만, 개인적으로는 침대 옆 벽에서 자는 도중에 기어 올라와서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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