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고전 SF 영화 메트로폴리스의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이 영화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1927년작 영화로, 개봉 당시에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과학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노동자와 자본가가 분리되어 신분 계층이 명확하게 나눠진다라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루는 SF 영화라면 참고하거나 오마주 하지 않은 미디어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끼진 고전 명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람 포인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모든 현대 디스토피아 SF의 창시격이 되는 영화
이 영화는 현대의 모든 미래 사회, 계급 사회, 디스토피아를 다룬 영화들의 창시격이 되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옛날 영화 중 하나인데요, 저는 어릴 적 아버지께서 핵전쟁으로 지각이 뒤틀려 땅이 수몰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 원작 살아남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 미래 소년 코난이라는 영화를 보여주시면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중학생 때는 은하철도 999를 보면서 메트로시티라는 개념, 상당히 진보한 미래와 그러면서 생기는 빈부격차에 대한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설정이 들어간 영화들에 상당히 매료되었는데요, 이런 비슷한 결의 디스토피아 영화 중에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라고 한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들 수 있겠네요. 아무튼 이러한 영화들의 설정을 볼 때면 항상 누가 처음 이런 거대한 상상을 시작했을지 신기해하곤 했는데, 메트로폴리스를 보면서 상당 부분 이곳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메트로폴리스는 흑백 영화이며, 일부 필름은 소실되기도 하여 현재 영화는 일부분이 짜집기된 살짝 조악한 상태의 필름 상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고전 영화답게 연출 역시 은유적인 부분보다는 직설적이고 살짝 어이없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는데요, 이러한 표현들을 한 마디로 묶어 말하면 현대 영화들에 비하면 좀 투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찰리 채플린 영화 등의 고전 영화도 좋아하는터라 무리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1927년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 영화에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루는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은 이 영화는 지금 봐도 요즘 영화의 것 같은데, 당시에는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싶습니다.
2. 감동적인 내용과 곳곳의 후기 영화의 오마주 요소
내용은 나름 감동적입니다. 미래 도시를 다스리는 회장이자 자본가의 아들, 요 프레데센의 아들 프레더가 천상계에 가깝던 도시에서 마리아라는 한 여자에게 끌려 노동자들의 지하 세계로 들어간 후 자본가와 노동자들을 이어주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명대사인 "'머리'와 '손' 사이의 중개자는 '심장'이어야 한다"는 대사는 심금을 울립니다. 영화는 이 당시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종교적인 색체도 상당히 많이 띠고 있습니다. 자본가이자, 온 도시를 다스리는 요 프레데센은 마치 하나님, 신처럼 묘사되고, 그로부터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의 열악한 삶을 경험하는 프레더는 마치 예수와 같이 느껴집니다. 머리였던 자본가 아버지와 손이었던 노동자들의 삶을 마지막에 연결하고 중개자가 되는 심장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특히나 예수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장의 의미를 곧 기독교에서 말한 사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또한 왕정의 왕자로 있다가 그 왕위를 버리고 부처가 된 왕자 싯다르타, 오늘날 우리가 부처님이라고 부르는 선인의 모습도 보여주며, 당시 사회에서 천한 취급을 받던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것이 손가락질받던 예수의 삶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기계를 과거 중동 지방 신인 몰록에 비유해 보여준 점이나, 처음 프레데센이 노동자들의 삶을 체험하러 내려간 계기가 노동자들의 성녀인 마리아라는 이름의 여성이었다는 점, 성경에서 나오는 7가지의 죄악 칠죄종이 언급되는 부분도 이와 연관이 있게 느껴졌습니다. 자본가의 친구 과학자 로트방은 이러한 프레데센의 모습과 마리아라는 성녀를 보고는 그를 선동하고 조종하기 위해 마리아를 모방한 로봇을 만드는데, 이 로봇의 비주얼도 아주 강렬하여, 후기의 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친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이 세계관에서 지하세계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가며, 자본가와 그의 아들은 마치 천국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이는 역시 후기 영화인 미래 소년 코난과 공각기동대 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이러한 미래의 모습들을 상상하고, 여러 가지 성경적인 세계관과 도덕적인 부분, 빈부격차에 대한 여러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명작이라고 느껴집니다.
댓글